본문 바로가기
리뷰(review)/영화 리뷰

<리뷰> 세얼간이 (3 Idiots) : 감성 공대생들의 교육개혁 멤버쉽

by 서스펜스 스튜디오 2022. 2. 3.

주말 저녁 가족들과 함께 볼 영화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밝고 명랑한 거 좋아하는 가족들의 취향을 고려해, 넷플릭스 목록을 훑으며 스크롤을 내리다가, 11년 만에 <세 얼간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다시 봐도 좋을 괜찮은 작품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세얼간이>는 러닝타임도 상당히 깁니다. 계산해보니, 2시간 50분짜리 영화를 다시 본다는 것은, 넷플릭스 40분짜리 드라마를 한꺼번에 4편을 보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시간과 가족의 시간을 160분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장르 : 코미디 (인도. 171분)
  • 감독 : 라지쿠마르 히라니
  • 출연 : 아미르 칸, 마드하반, 셔먼 조시, 카리나 카푸르 
  • 플랫폼 : 넷플릭스 / 왓챠
  • 개봉 : 2011.08.17
  • 평점 : daum 9.4 / naver 9.35
 
 

강압적인 교육 현실에 강펀치!

 

요즘 들어 우리나라도 다시 공대생의 몸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굴지의 기업에서 억대 연봉으로 개발자들을 모셔간다고 하지요. 대학 학과계열 선호 순위를 생각해보면, 최상급 학생들은 공대-의대-다시 공대 이런 순 변해간 것 같습니다. IT 계열 회사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업종에서 공대생을 필요로 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대적으로 영화의 배경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인도 최고의 공학대학교입니다. 단순한 암기 위주의 교육, 시험 위주의 서열정리, 물론 많이 변한 지점도 있지만, 십수 년이 지나도 왜 이런 교육 현실은 바뀌지 않는 걸까요? 인도나 우리나 교육 현실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좋아한 사진 포기해하는 파르한, 계층의 차이로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하는 라주. 왜 항상 기성세대들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막아야 할까요. 특히 교육열이 강한 아시아권에서 더욱 만연한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교육 현실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주인공, 란초는 정말 멋지게 그려집니다. 친구들을 이크는 리더십, 행동파 쾌남, 감성까지 갖춘 뇌섹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멋지게 표현되지만,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풍기는 캐릭터는 흔치 않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 배우, 아미르 칸

 

인도의 국민배우이자, 흥행배우입니다. 보다 보면 맑은 느낌이 드는 배우가 있습니다실생활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영화 속에서 아미르 칸을 보고 있으면 맑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나쁜 짓 안할거 같고, 정의로울 것 같고,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지만 옆에 있으면 좋겠는 그런 맑은 영혼의 소유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세얼간이>를 찍을 때 47세의 나이였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완벽히 역할을 소화해 냅니다. 요즘 인도 영화를 보질 못했는데, 아미르 칸의 얼굴이 다시금 보고 싶어 집니다. 

 
 

교육 현실에 소변을 보다!

 

영화에서 소변을 보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신입생 환영회 때, 란초를 괴롭히려 선배가 란초의 방 문 앞에 소변을 봅니다. 란초는 그를 과학적 방법으로 응징해 주지요. 두 번째로, 란초가 피아에게 고백하러 갔을 때, 파르한과 라주는 총장이자 피아의 아버지 집 편지함에 소변을 뿌립니다. 억압에 대한 발악이었겠지요. 두 번째 응징은 실패로 돌아가고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세 번째 장면은 세 얼간이의 적대자인 친구 차투르가 란초의 대안학교에 찾아왔을 때, 건물 벽에 소변을 봅니다. 란초 대신 란초가 가르치던 아이들이 차투르를 응징하게 됩니다.

 

인도에서 남성이 공공장소에서 소변을 보는 것은 흔히 용납되는 분위기인 듯합니다. 반면 여성이 공공장소에 모유수유를 하는 것은 대단히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가부장적 분위기로 인한 편견 내지는 여성에 대한 혐오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사회적 억압에 대한 응징 또는 편견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소변이라는 행위를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편견을 깨부수는 장면으로, 출산 장면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참금을 가져야 결혼할 수 있는 여자, 가족이나 사회에 종속되어있는 여성을 위주로 보여주던 영화는 총장의 딸이 공공장소인 학교에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출산하는 장면을 보여주게 됩니다. 적나라하게 출산을 보여주게 되는데, 인도 현실 사회에서 정말 파장이 크게 느껴질 상황입니다. 영화는 풍자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이 장면을 표현해냅니다.

 

 

주목할만한 장면들

 

드론을 날리는 장면. ‘조이라는 친구가 드론을 개발합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완성하지 못합니다. 세 얼간이들은 이 드론을 후에 완성해 내게 됩니다. 드론에 카메라를 달고, 날리려 했다는 것이 요즘 드론이 일상화되어있는 상황과 맞물려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드론의 카메라가 비추는 장면은 이야기의 큰 전환점 되는 역할을 합니다. 

 

뮤지컬 장면. 역시나 인도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입니다. 촌스러울 수 있는 장면을 보는 이로하여금 신나고 유쾌하게 만들어 냅니다.

 

 

170분 투자해도 좋을 영화. 본지 1~2년이 지났다면, 다시 봐도 좋을 강력추천 영화였습니다.

시간이 되는대로, 연출과 장면 분석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